[집밥] 이것저것 먹은 것들 - 121 식도락 - 이것저것 먹은 것들




퇴근하는 길에 집 근처 중국집에 가서 깐풍육을 포장했다. 난 깐풍육보다 깐풍기를 더 좋아하는데 이날은 이상하게 깐풍육이 땡겼지. 깐풍육은 돼지고기로 만들고, 깐풍기는 닭고기로 만든다. 깐풍육은 탕수육과 같은 고기를 사용하는데 튀긴 후 탕수육 소스에 볶거나 붓거나 찍어 먹는 것이 아닌 깐풍 소스에 한 번 볶은 것을 말한다. 탕수육과 깐풍기에 비해 확연히 마이너한 음식이기도 하다. 반죽에 찹쌀 가루를 섞어 만들었는데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쫄깃한 식감이 좋았다. 오랜만에 깐풍육을 먹으니 괜히 위스키 한 잔 하고 싶었지만 술은 마시지 않았다. 역시 술 조절을 잘 하는 멋진 나.


아직도 설거지가 귀찮아서 요새 저녁을 먹고 들어가거나 먹거리를 사가는 경우가 많다. 이 새우 튀김 김밥도 퇴근하는 길에 김가네 김방에 들려 사왔지. 김밥 안에 새우 튀김을 두 개 넣어서 만든 것인데 어떤 부분은 새우 튀김 맛이 진하게 느껴지고, 어떤 부분은 새우 튀김 맛이 전혀 느껴지지 않아 좀 아쉬웠다. 돈까스 김밥과 같은 가격이었는데 그냥 돈까스 김밥을 먹었으면 더 좋았을 것이었다. 한 번 경험한 것으로 만족하고 다음에는 사먹지 말아야지.


청주 출장 가는 길에 서울역사 안에 있는 스타벅스에 가서 아메리카노를 한 잔 샀다. 난 작년까지만 해도 얼죽아였는데 올해는 따뜻한 아메리카노가 가끔 생각난다. 이게 다 나이를 먹어간다는 뜻이려나. 오랜만에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마시니 몸이 포근해지고 좋았다. 작년 초까지만 해도 KTX 안에서 취식이 금지 되었는데 이제는 풀려서 다행이다. KTX 안에서 마시는 커피는 참으로 맛이 좋단 말이지.




청주 출장을 잘 마치고 제주 근고기를 먹었다. 굉장히 두툼한 삼겹살과 목살이 나왔는데 내가 아주 맛있게 잘 구웠지. 후후. 흑돼지와 비슷한 맛이 나서 흑돼지인지 물어봤는데 흑돼지는 아니었다. 육즙이 팡팡 터지고 진하고 고소한 맛이 나는 수준 높은 돼지고기였다. 당일치기로 출장을 간 것이라서 술은 많이 마시지 않고 적당히 마신 후 빠르게 KTX를 타고 돌아왔다. 아무래도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과한 술 냄새가 나면 괜히 민망해지고 나 스스로가 기분이 좋지 않다. 역시 자기 조절을 잘 하고 언제나 몸가짐을 단정하게 유지하는 멋진 나.


밀키트 마늘 닭갈비. 포장을 뜯을 때부터 굉장히 매운 냄새가 올라와서 불길함을 느꼈는데, 그런 불길함은 결국 정답이었다. 마치 마라맛처럼 굉장히 자극적이고 매운 맛이 입 안에서 가득 느껴지는데 엄청 매웠다. 아무리 매운 음식이 대세라고는 하지만 이렇게 맵게 만들다니. 매운 맛을 잘 먹지 못하는 사람은 점점 설 자리가 없어지는구나. 닭갈비는 매콤한 음식이라지만 적당히 매워졌으면 좋겠다.


퇴근 길에 김가네 김밥에 또 들려서 산 돈까스 김밥. 김가네 김밥에서 가장 비싼 김밥이기도 하다. 새우 튀김 김밥과 다른 재료는 전부 동일하다. 돈까스가 예전에 비해 얇아진 것 같지만 맛있게 잘 먹었다. 난 당근을 굉장히 싫어해서 잘 먹지 않는 편인데, 이렇게 김밥 안에 있는 당근은 비교적 잘 먹는다. 옛날에는 당근을 잘 먹었던 것 같은데, 언젠가부터 당근이 이상하게 잘 들어가지 않는다. 그래도 당근이 몸에 좋다고 하니까 꾸준히 잘 챙겨 먹어야지.


짜라짜짜짜~짜파게티. 오랜만에 내가 몹시 좋아하는 짜파게티를 끓여 먹었지. 짜파게티 하나만큼은 분식점이나 다른 사람에 비해 잘 끓인다고 단언할 수 있다. 촉촉함과 꾸덕함의 밸런스를 잘 유지하는 것이 맛있는 짜파게티를 끓일 수 있는 비결이다. 어중이 떠중이 중국집에서 파는 짜장면보다 이 짜파게티가 더 맛있다. 짜파게티보다 맛있는 것이 짜왕인데 요새 짜왕은 잘 볼 수 없다. 나중에 짜왕을 보게 되면 한 봉지 사와서 쟁여두고 먹어야지. 요새도 이렇게 열심히 살이 찌고 있다.



구글 애드센스 신규 세로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