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랜만에 을지로3가에 있는 이남장에 가서 설렁탕을 먹었다. 이남장 포스팅을 아주 오래 전에 한 것 같아서 제대로 사진을 찍어볼까 했는데 아무래도 사진을 찍을 상황이 아니어서 그냥 간단하게 설렁탕 한 그릇만 사진을 찍었다. 예전에는 이남장에 방문할 때는 꼭 큼직한 고기가 나오는 특 설렁탕을 먹었는데, 이제는 양이 줄어서 그냥 설렁탕 한 그릇만 먹어도 배가 부르다. 언제 먹어도 맛있는 이남장 설렁탕. 이 맛이 꾸준히 유지 됐으면 좋겠다.

짜장밥도 냠냠. 짜장밥은 그냥 짜장밥 맛이었다. 짜장면에 오이가 올라가는 것은 많이 봤는데, 짜장밥에 오이가 올라가는 것은 또 처음 보네. 반숙으로 잘 튀기듯이 구운 계란 후라이가 나오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이젠 서울권에서는 짜장이나 간짜장을 주문하면 계란 후라이 주는 곳이 거의 없다. 계란 후라이 → 삶은 계란 → 삶은 계란 반 개 → 메추리알로 변하더니 이젠 아무 것도 안 나온다. 아아, 야박한 인심이여.

짝꿍과 오랜만에 KFC 치킨 나이트를 즐겼다. KFC에도 양념 치킨이 있다길래 한 번 주문해서 먹어봤는데 기대와 달리 영 맛이 없었다. 양념이 너무 끈적이고 단 맛이 강해서 하나를 제대로 다 먹지 못하겠더라. 역시 KFC는 오리지날 치킨이 제일 맛있다. 오리지날 치킨에 그레이비 소스를 듬뿍 찍어 먹은 후 위스키로 입가심을 하면 바로 극락의 맛을 느낄 수 있지. 다음 치킨 나이트에는 꼭 오리지날 치킨과 그레이비 소스를 주문해야지.

돌솥 비빔밥도 냠냠. 비비기 전에 사진을 찍을 걸 그랬네. 비비고 찍으니까 뭔가 비주얼이 안 좋구나. 돌솥 비빔밥에 계란 노른자 하나가 들어 있었는데 빠르게 잘 비비니 비빔밥이 한결 더 부드러워지고 맛이 진해졌다. 고추장 양념을 최대한 덜 넣었는데 그래도 살작 매콤하네. 비빔밥에는 채소가 많이 들어 있으니까 건강한 음식이다. 짝꿍의 말을 잘 들어서 언제나 채소를 듬뿍 먹어야지.

김치찌개도 맛있게 냠냠. 가끔씩 가는 집인데 이 집은 갈 때마다 취한다. 제대로 포스팅을 하고 싶은데 항상 취해서 나오니 사진을 잘 찍지 못하네. 제대로 익은 김치를 넣고 고기를 듬뿍 넣어 만든 가장 정석적인 김치찌개인데 그 맛이 기가 막히다. 국물은 진하고 걸쭉해서 무슨 스프를 먹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정말 술을 제대로 부르는 김치찌개다. 조만간 다시 갈 일이 생길 것 같은데 그 때는 각 잡고 포스팅 거리 사진을 찍어봐야지.

마파 두부 밥도 냠냠. 특이하게 마파 두부 밥의 밥이 볶음밥이었다. 사실 이게 특이한 것이 절대 아니라 예전에는 이렇게 나오는 것이 정석적인 것이었다. 잡채밥, 마파 두부 밥 등을 시키면 밥은 볶음밥으로 제공을 했던 적이 있었다. 지금도 이렇게 볶음밥으로 제공을 하는 곳이 간혹 있긴 있지만, 보기가 흔치 않다. 그래서 이런 곳을 보면 괜히 반갑고 행복해진다. 하지만 아쉽게도 볶음밥은 맛있었는데 마파 두부는 내 입맛에 잘 맞지 않았다. 그래서 볶음밥 따로, 마파 두부 따로 먹었다.

퇴근하는 길에 김밥 집에 들려서 돈까스 김밥을 한 줄 포장해왔다. 맛은 그냥 평범한 돈까스 김밥 맛이다. 하지만 이 평범한 돈까스 김밥이 가끔씩 땡긴단 말이지 집 앞의 김밥 집은 돈까스 김밥을 주문하면 돈까스를 바로 튀겨 만들어 주기 때문에 따뜻하게 먹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차갑게 식은 편의점표 돈까스 김밥과는 맛이 확연히 다르다. 요새도 이렇게 열심히 살이 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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